우리가 조금씩 배고픔과 더위에 지쳐가고 있을 때 즈음, 한 외국 남자분이 길을 막고 질문을 던지십니다.
‘너희…밥은 먹고 다니냐?’
‘저쪽에 파네라(Panera Bread)가 있는데 오늘은 직원교육 때문에 한 사람당 $15 한도 내에서 무료로 점심 먹을 수 있어…’
여기에는 참견하기 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모르는 사람이 불쑥 대화에 끼려고 하는가 하면, 뜬금없이 온갖 정보를 알려주시는 등 본적이 동막골이신 분들이 많아요. ^^
처음에는 그분들 중 한 분인가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한 마디에 귀가 솔깃~ ^^
‘내가 거기 주인이거든…’
뭐, 주인님께서 그리도 ‘애걸’을 하시니 뭐 돕는 셈 치고 가볼까나~ ^^
에롸이~ 속물아~ ㅋㅋㅋ
갔더니 줄이 바깥까지 엄청…ㅠㅠ
그런 말 있잖아요… 한국사람은 ‘공짜라면 양잿물까지…’라고요?
우리 뿐이 아닙디다…ㅋㅋㅋ
역시 ‘공짜’에는 인종불문, 성별불문, 국적불문, 나이불문…
그야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ㅋㅋㅋ
묻지도 따지지도…
줄을 서보니 사람들마다 다 ‘초대장(invitation)’ 하나씩 들고 있네요…
그럼 그렇지… 겨우 일인당 $15 때문에 뭐하고 있는건가 싶기도 해서 그냥 다른 곳에서 밥을 먹기로 하고 되돌아 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앞에 나타난 주인장 어르신…
무슨 일이야고 물으십니다.
줄도 길고… 우린 초대장도 없고 해서 우린 다른 데 가련다…
그랬더니 주인장께서 ‘무쓴 소뤼~’라며 따라 오랍니다.
가게 앞에 서 있던 매니져에게 ‘이 사람들 내 손님이야…’ 한 마디 해 주고 우리한테 눈을 찡긋 해 주더군요…
오오~ 주인장 포스 작렬입니다.
사실 그 때까지 아까 그 사람이 진짜 주인일까 하는 약간의 의심이 있었거든요…
갑자기 그 아저씨 멋있어집니다.
줄을 서니 여러가지 빵이랑… 쥬스랑… 스무디랑… 쿠키랑…시식용으로 무쟈게 주더군요.
저랑 동서형님이랑 눈이 퀭~해지면서 폭풍흡입 시작…^^
시식을 하다보니 어느 덧 우리가 주문할 차례…
이미 단 것들을 먹을 만큼 먹은 저와 와이프는 그냥 식사만 주문했지만, 동서 형님과 처형은 아직도 단 것이 들어갈 곳이 있는 가 봅니다.
나중에 이 디저트가 어떻게 변하는 지 밑에서 확인해 보세요…^^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에서 주욱 직원들이 빵과 과자, 음료수 등등을 권하더군요…
드디어, 우리 식사가 도착했습니다.
심지어 음식을 먹고 있는 중간에도 직원들이 디저트를 한 조각씩 놓고 갑니다.
주문한 음식을 반 정도 먹었을 때 테이블 위의 디저트 접시 모습이에요…
처음 접시보다 늘었죠?
이것도 음식 나오기 전에 앉아서 집어먹은 후의 사진입니다만…ㅋㅋㅋ
결국 사진은 없지만, 나올 때는 사진의 두 배 가량의 디저트가 놓여있었다는…
그랬더니 친절한 매니져께서 커다란 포장용 상자를 가져다 줘서 두 집이 나눠서 가지고 왔다는 전설이…^^
일하는 직원 중에 레슬리(Leslie)라는 친구는 내내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해 줘서 나오기 전에 아예 그 친구 손을 끌고 주인장을 찾아갔어요.
어이~ 쥔장아씨~ 음식도 맛있었고…정말 고마왔는데…
이 친구, 레슬리가 정말 최고였어…대박친절!
아마도 따로 찾아와 인사하는 사람이 없었나 봐요.
주인장하고 레슬리라는 친구하고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더라구요…
나와서는 배가 너무 터질 것 같아 땀을 질질 흘리면서 한동안 계속 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곳 저곳을 한참이나 어슬렁대고 다니고 나서야 배가 좀 가라앉았다는…ㅋㅋㅋ
저는 하나님을 믿는 아이입니다…좀 늙은 아이죠…ㅋㅋ
이 ‘파네라(Panera Bread)’라는 음식점에서 생긴 일은 재미 있었던 한 번의 헤프닝일 수도 있지만,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과의 관계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는 ‘나’로…
‘주인장’은 ‘하나님’으로…
‘직원’이나 ‘레슬리’는 또다른 ‘나’로…
나는 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어요.
가고 싶은 곳에 가고,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으면서 말이죠…
가게의 주인장은 나를 알지도, 내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도 내 앞에 나타나 ‘공짜 점심[=구원]’이라는 선물을 준 것이죠.
공짜 점심을 먹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그냥 줄에 ‘서’ 있기만 하면 되는 건데…
잠깐을 참지 못하고 나와 버립니다.
다른 식당에 가자면 또 시간이 걸리고, 돈을 써야하는데도 말이죠.
아마도 나에게는 ‘갈급함’이 없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반드시’ 여기서 먹어야 겠다…’꼭’ 먹어야 겠다 하는 갈급함 말입니다.
아마, ‘구원’에 대한 갈급함도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ㅠㅠ
다른 곳을 찾아 되돌아 갈 때, 주인장이 나타나 ‘직접’ 우리를 데리고 매니져에게 가서 ‘자기 손님’이라며 인도해 줍니다.
배고픈 내가 줄에 서있는 동안 여러 직원들은 돌아가며 빵과 쿠키, 쥬스와 음료로 배를 채워주고 그러네요.
하니님의 계획에는 ‘괴로워하는 우리’는 그려져 있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괴로워하지 ‘않게끔’ 우리의 필요를 조금식 채워주시는 것이죠.
주인장이 내준 음식은 정말 편하고 맛있게, 그리고 즐겁게 먹었어요.
모든 걸 배려해 준 주인장과 친절하게 해 준 직원에게 감사인사를 하는 걸로 주인장과 직원은 더 기뻐합니다.
사람들은 ‘고맙다’는 말 한 마디도 안하고 가는데도 계속 주인장은 뒤늦게 줄을 서는 사람에게도 공짜 점심을 줍니다.
식당의 주인이 저에게 무엇을 원했을까요?
고맙다며 사오는 커피? 아니면 밥을 살까요?
그저 기다리고…맛있게 먹고 즐기고…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무엇을 원하실까요?
우리는 잠깐 기다리지도 못하고…
기다렸다고 해도, 받은 걸 맛있게 먹고 즐기지도 못하고…
먹고 즐겼다고 해도, 감사하는 마음 조차 갖지 못하고…
하나님은 그 분의 계획을 그분이 정하신 시간에 우리에게 주십니다.
다만, 우리가 할 일은 그 분의 선하신 뜻을 믿고 기다리는 것 뿐이죠.
안될 것 같고 아닐 것 같아도 믿고 기다려야 하는 것 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계획은 다른 사람을 사용해서 나를 위한 계획을 완성시키심과 동시에 나를 사용해서 다른 이를 위한 계획을 완성시키심을 믿습니다.
저에게 친절하게 했던 레슬리라는 친구에게 저는 그냥 한 사람의 손님이었을 뿐이겠죠.
레슬리의 친절은 그 친구가 맡은 일이 그냥 쉬운 일이어서 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 친구는 맡겨진 일을 충실히 했을 뿐이고…
주인장의 공짜 점심이 저의 마음을 움직였고…
감사의 마음은 레슬리를 주인장과 동료 앞에서 칭찬을 듣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레슬리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께서 저를 통해 위로를 받게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뭐, 실제 주인장이 손님의 칭찬까지 계산을 했는지 혹은 레슬리가 어떤 보상을 받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나님의 계획은 ‘나’라는 한 사람을 통해서 ‘많은’ 사람을 움직일 수 있고, 그 사람들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내가 만약 주인장이 자기 식당에 가라고 했을 때 안믿고 다른 곳으로 갔다면요?
두 번째로 주인장을 만났을 때, 직접 식당으로 인도할 때 ‘됐네요~’하고 다른 곳으로 갔다면요?
줄에 서서 기다리지 못하고…
음식을 즐기지도 못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고 그랬다면요?